▶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란 그리이스어 엑클레시아(ekklesia)의 번역으로 '하느님을 흠숭하기 위해 소집된 모임'을 의미한다. 동사 엑칼레오(ekkaleo)는 '부르다, 소집하다'는 뜻을 가졌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느님의 명에 의해서 소집된 공동체인 하느님의 백성을 가리킨다.
교회는 성서에서 양무리 혹은 양떼(요한 10.1~10), 하느님의 밭, 하느님의 건물(1고린 3,9), 하느님의 가족(에페 2,19-20), 하느님이 사람들과 함께 계시는 장막(묵시 21,3), 구원의 배, 성전(聖展), 거룩한 도읍, 새 예루살렘, 그리스도의 신부, 우리 어머니(갈라 4,26),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1고린12,27) 등으로 표현된다. 교회는 세상 종말에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준비하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교회의 정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 하느님 백성
하느님은 당신 사랑으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섬기며 행복하게 살게 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는 죄를 범하여 불행하게 되었다. 하느님은 불행한 처지에 놓인 인간을 버려두지 않으시고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뻗치시어 구세주를 약속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도 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 모시며 충실히 섬기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 백성으로 뽑으시고, 그들과 계약(契約)을 맺으셨으며, 그들의 역사를 통하여 당신과 당신의 계약을 드러내시며 그들을 거룩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을 서서히 교육하셨다" (교회헌장 9항). 그럼으로써 당신 백성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셨다.
하느님께서는 결정적인 시대에 당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구원계획을 성취하신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회개할 것을 촉구하셨다. 그리고 당신 제자들을 뽑으시어 당신의 구원사업을 계속해 나가도록 준비시키시고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요한 21,15)하시며 백성들을 사랑으로 돌보라고 분부하셨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상에서 피흘림의 제사를 봉헌하셨다. 이 제사를 통하여 하느님과 새로운 계약을 맺으셨다. 이 새로운 계약을 통하여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되게 하셨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제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이 되었다.
하느님과 새로운 계약을 맺으신 예수님은 부활,승천하셨다. 그리고 당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셨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영원히 살아계신다. 교회는 성령의 보살핌 속에서 성화의 은총을 간직하며 구원의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해야 한다.
▶ 구원 공동체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사랑은 영원하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내용이 크게 세가지 양식으로 나타났다. 첫째는 창조자로서의 성부 하느님이시고, 둘째는 구원자로서의 성자 하느님이시고, 셋째는 성화자로서의 성령 하느님이다. 성부, 성자, 성령은 같은 하느님으로 인격적인 사랑의 일치를 이룬다. 성부, 성자, 성령은 인류 구원을 위한 완전한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교회는 하느님을 모시고 그 사랑을 느끼며 구원을 준비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교회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시라고 고백하는 '믿음의 공동체'이고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의 공동체'이다. 그리고 주님을 모시고 화합과 일치를 이루는 '친교의 공동체'이고 모든 것을 서로 돕고 나누는 '나눔의 공동체'이며, 하느님 사랑을 본받아 섬기는 '섬김의 공동체'이다. 또한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일치된 '하나의 공동체'이고, 성사로써 구원과 생명의 은총을 새롭게 받는 '성화의 공동체'이며 지역과 민족, 남녀노소, 빈부귀천 모두를 다 받아들이는 '보편된 공동체'이다
▶ 그리스도의 몸
교회는 초기부터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에페 1,23)이라고 하였다. 예수께서는 당신과 교회를 동일시 하셨다.
예컨대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또 당신과 교회는 같은 생명을 누리고 있다고 하셨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5,5)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러 다마스커스로 가다가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것이 곧 나를 박해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다(사도9 3-5). 그리고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에 딸린 지체는 많지만 그 모두가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그러하다"(1 고린 12,12). 이와 같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신비체를 이룬다.
"성자는 당신이 취하신 인성(人性) 안에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죽음을 이기심으로써 사람을 속량(贖良)하시어 새로이 창조하시었다. 즉 모든 민족 중에서 불러 모으신 당신 형제들에게 당신 성령(聖靈)을 주시어 그들로써 신비로이 당신 몸을 형성하시었다. 이 몸안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이 신자(信者)들에게 나누어지는 것이며, 신자들은 성자를 통하여, 수난하시고 현양되신 그리스도와 신비롭게 실제로 결합되는 것이다. 우리는 성체성사로써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니, 우리가 성체를 받음으로써 한 몸을 이루기 때문이다" (교회헌장 7항).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를 이루며 그리스도의 참된 모습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을 형성함으로써 활력이 넘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 활력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며 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각 지체와 구성원은 그리스도를 받들어 모시며 그리스도에게서 영적 삶의 양식을 끊임없이 받아야 한다. 곧 예수님의 십자가상 제사에 온전히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의 몸이 많은 지체들로 구성되어 있듯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교회도 많은 지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몸을 이루는 지체들의 역할이 각기 다르듯이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도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지체들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작은 교회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작은 교회들의 모임이다.